IP 기반 음성·데이터 통합 구현
비용절감 도모…부가서비스 다양
통신환경 고려 최적 제품 골라야


기업용 통신장비의 고도화와 맞물려 키폰의 기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사무실에 걸려온 전화를 담당자에게 돌려주는 역할을 하던 키폰이 각종 부가기능을 지닌 첨단 기기로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기업규모와 이용자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제품이 속속 출시돼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 IP 키폰 급부상 = 최근 키폰 시스템 시장에서 주목할만한 변화는 IP 키폰의 채택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IP키폰은 기존의 키폰 시스템을 인터넷 기반의 사무실 환경에 적합하게 발전시킨 것으로 음성·데이터 통합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IP 키폰은 이미 구성된 데이터 전송 네트워크에 음성신호를 실어 보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장거리통화나 국제전화 등의 비용절감 효과를 제공함은 물론 문자서비스·고객관계관리(CRM)·영상회의 등 다양한 부가 응용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KT는 지난 19일 100인 이하 규모의 중소형 사업장을 대상으로 통화 서비스와 그룹웨어 및 CRM 등의 솔루션을 하나로 통합해 제공하는 'IP키폰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임베디드 리눅스(Embedded Linux) 환경에서 키폰 기능을 제공해 저렴한 비용으로 통화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한 윈CE를 기반으로 하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17.8cm(7인치) TFT-LCD IP폰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향후 다양한 형태의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할 수 있다.

KT는 이 시스템을 기업 내 통합커뮤니케이션(UC) 서비스와 결합된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 하이브리드 기술 두각 = 사용자의 통신환경에 맞게 키폰 전화기와 일반 전화기를 함께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 키폰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키폰을 개발한 곳은 옛 현대전자의 키폰 및 교환기 부문 핵심 기술인력이 모여 설립한 현대텔링스다.

이 회사의 주력제품인 'HTKP-820'은 사무실 확장 시 증설되는 키폰전화기에 따라 기존 카드의 교체 없이 키폰과 일반전화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국선 4회선과 내선 10회선을 기본으로 하며 국선 8회선, 내선 20회선까지 최대 28회선으로 증설이 가능하다. 또한 내선 가입자마다 등급을 지정해 무절제한 통화를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돋보인다.

□ 무선키폰 활성화 = 뛰어난 이동성을 앞세운 무선키폰도 시장기반을 넓히고 있다.

무선키폰은 선로 공사를 대폭 축소할 수 있어 설치가 간편한 게 특징이다. 또한 휴대용 무선 단말기로 내선통화를 할 수 있어 이동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무선키폰 전문업체인 와이드싱크는 2국선 무선 키폰 멀티폰(WKP-204)과 3국선 무선 키폰 멀티폰 (WKP-306) 등을 앞세워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들 제품은 통화권이 최대 50m까지 보장되며 별도의 주장치가 필요 없고 비용도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와이드싱크는 ARS 자동중계기 WAA-300를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KT 자회사인 KT네트웍스는 지난해 9월 무선키폰 판매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는 중소기업 고객 중심의 기업통신장비 시장을 선점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와 관련, KT네트웍스는 영동정보통신에서 생산하는 무선키폰 시스템인 '엠폰(M-Phone)' 판매권을 확보한 바 있다.

□ 맞춤형 제품으로 승부 = 기업규모와 이용자의 특성에 알맞은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독일 지멘스는 기업통신 솔루션인 '하이패스(HiPath)' 시리즈를 국내 공급사인 대성아이넷 등을 통해 출시하고 있다.

'하이패스 3000'은 10∼500명 규모의 중소기업에 알맞은 IP PBX 솔루션으로 기업 규모에 맞게 다양한 모델을 선택 할 수 있다. 또한 수요에 따라 경제적 증설 및 회선 구성이 용이하다. 특히 IP 텔레포니 기능을 지원해 PC와 연결하는 1책상 1배선 구성이 가능하고 다양한 IP 기능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하이패스 4000'은 IP 텔레포니 기능을 구현, 통신요금을 대폭 절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IP 네트워킹의 이점과 기존 시분할방식(TDM)의 기능을 통합 제공한다. 아울러 분산 환경에서의 장애에 대비, 시스템 백업 옵션을 제공하며 네트워크 안정성과 통화 품질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 소호 시장 겨냥한 제품도 =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는 LG-노텔은 지난해 8월 소용량 키폰 시스템 '아리아 소호'를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 제품은 소규모 사업장(SOHO) 및 홈 오피스에서 대규모 투자 없이 간편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이 제품은 기존 키폰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기능 외에도 고객이 사용하고 있는 아날로그 전화기, 디지털 전화기, 팩스 등을 연결하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한 발신자 번호 표시, SMS, 팩스와 전화 호환 등도 추가 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PC 및 단말기 단축 버튼을 통한 시스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최대 48회선까지도 확장할 수 있다.

□ 시장규모 연 800억 추산 = 키폰업계에 따른 현재 국내 키폰 시장은 연평균 800억 원(제조 부문)에서 2100억 원(유통·시스템 구축 부문 포함) 규모로 추산된다.

국내업체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LG-노텔 그리고 현대텔링스전자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IP텔레포니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맞물려 시스코시스템즈, 어바이어 등 외국계 장비업체들도 시장공략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과 대만에서 생산된 저가 제품도 시중에 대거 유통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키폰 기술의 진화와 함께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며 "사용자 특성에 알맞은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최적의 통신환경을 구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조·유통·시공업체를 막론하고 출혈 경쟁이 성행하고 있다"며 "전문기술과 자격요건을 갖춘 업체가 양질의 제품을 공급하고 시스템 구축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시장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